임금님 귀는
당나귀 귀

불 앞에 앉아요. 무슨 이야기든 좋아요.

서버도 계정도 없어요. 이야기는 이 폰 밖으로 나가지 않아요.

모닥불 앞

장작이 잘 타고 있어요.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안고 오셨나요?

오늘 회의에서 내 기획안이 또 뒤로 밀렸어. 벌써 세 번째야.

세 번째라니… 매번 마음을 준비했을 텐데, 그때마다 허공에 뜬 기분이었겠어요.

팀장님은 ‘다음에 보자’고만 해. 내 기획이 별로인가 싶기도 하고.

‘다음에 보자’는 말은 들을 때마다 마음 한쪽이 내려앉죠. 그런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니에요.

그냥… 오늘은 누가 내 얘기를 끝까지 들어줬으면 했어.

여기서는 끝까지 들어요. 불이 꺼질 때까지, 하고 싶은 만큼 꺼내 놓으세요.

오늘 이야기를
불에 태울까요?

태우면 되돌릴 수 없어요.
재만 남고, 어디에도 저장되지 않아요.

재만 남았어요.

이야기는 연기가 되었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