혼자 듣는 심야 방송
임금님 귀는
당나귀 귀
새벽 2시, 여기는
아무도 듣지 않는 주파수.
말 못 한 하소연도, 남몰래 하고 싶은 자랑도
이 부스 안에만 머뭅니다. 서버도, 계정도 없이.
모든 이야기는 이 휴대폰 밖으로 나가지 않습니다
ON AIR
새벽 2:04 · 부스 안
새벽 두 시, 여기는 아무도 듣지 않는 주파수입니다. 오늘은 어떤 사연을 들려주시겠어요?
오늘 회의에서 팀장님이 제 아이디어를 자기 것처럼 발표했어요.
아… 그 순간 회의실에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앉아 계셨을 걸 생각하니 마음이 저릿하네요. 오래 품어 온 아이디어였을 텐데요.
석 달을 붙잡고 있던 건데. 다들 박수 치니까 저만 이상한 사람 같더라고요.
박수 소리가 클수록 더 외로우셨겠어요. 이상한 건 사연자님이 아니라 그 상황이에요. 여기서는 끝까지 말씀하셔도 됩니다.
따지고 싶은데 회사 생활 생각하면 참는 게 맞나 싶고… 그냥 좀 억울해요.
억울하다는 말, 참 오래 눌러 담다 나온 말처럼 들려요. 오늘 이 주파수엔 사연자님 목소리뿐이니까, 참지 않으셔도 돼요.
오늘 사연을
전파에 실어 보낼까요?
송출된 이야기는 부스에서 완전히 지워집니다.
녹음본도, 사본도 남지 않아요.
지지직 — 주파수를 올리는 중…
지금 이 사연은
우주로 송출되었습니다.
수신자는 없습니다.
그게 이 방송의 규칙입니다.